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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세상에 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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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07-10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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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의 붕어빵"


차가운 겨울 밤, 민우의 숨결이 유리창에 서리꽃을 피웠다. 낡은 연립주택 2층, 좁디좁은 방 한 칸에서 

그는 어머니의 귀가를 기다렸다.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간간이 깜박일 때마다 민우의 가슴도 함께 떨렸다.


"똑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민우는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우리 아들, 추운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어머니의 목소리는 차가운 겨울바람에 살짝 떨렸지만, 그 안에 담긴 따스함은 한겨울 아랫목 같았다.


어머니의 손에 들린 종이봉투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풍겼다. 민우는 그 냄새를 깊이 들이마셨다.


"오늘은 특별히 붕어빵이야. 시장 귀퉁이에서 파는 할머니가 몇 개 더 얹어주셨어."


민우는 어머니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꽁꽁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는 봄볕처럼 붉게 얼어있었다. 거친 손가락 마디마다 어머니의 한숨이, 갈라진 피부 사이사이에 어머니의 고단함이 새겨져 있는 듯했다.


"엄마... 나는 붕어빵보다 엄마가 더 좋아요."


어머니의 눈가에 맺힌 것은 추위 때문일까, 아들을 향한 걱정 때문일까.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민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 순간 민우는 어머니의 거친 손을 느꼈다. 그 손끝에 새겨진 주름은 마치 "힘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밤이 깊어갈수록 방 안의 온기는 더해갔다. 붕어빵을 나누어 먹는 소리, 달콤한 팥 향기가 좁은 방 안에 퍼졌다. 어머니는 민우의 학교 생활을 물었고, 민우는 짧게 대답하며 어머니의 피로한 얼굴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서로를 향한 걱정 어린 눈빛 속에서, 가난의 현실은 잠시 뒤로 물러난 듯했다.

 

잠자리에 들며 민우는 생각했다. 어머니의 차가운 손에서 전해진 따뜻한 붕어빵처럼, 그 사랑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녹아들어 따스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그리고 언젠가 자신도 그 사랑을 다시 어머니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초승달이 민우의 눈가에 맺힌 눈물에 반사되어 빛났다. 그 빛은 마치 차가운 겨울 밤을 밝히는 희망의 등불 같았다.

 

 

"그림자와 빛 사이에서"


민우는 새벽녘 어머니의 부산한 움직임에 눈을 떴다. 좁은 방 한켠에서 어머니는 도시락을 싸고 계셨다. 창밖으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하늘이 보였다.


"민우야, 일어났니? 도시락 싸 놨으니까 꼭 먹어야 해."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피로와 사랑이 공존했다.


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의 손은 거칠고 갈라져 있었다. 식당 일을 마치고 밤늦게까지 편의점에서 일하는 어머니의 손이었다.


"엄마, 제가 도와드릴게요." 민우가 말했다.


어머니는 잠시 놀란 듯 민우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넌 공부나 열심히 해. 엄마는 괜찮아."


민우는 가슴이 아팠다. 어머니의 희생을 알기에, 그는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학교로 향하는 길, 민우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학교 교문이 보이자 그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익숙한 시선들이 그를 향했다. 낡은 교복과 닳은 가방은 여전히 그를 '다른 아이'로 만들었다.


"야, 쓰레기통." 창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교실을 가로질렀다.


민우는 고개를 숙인 채 자리로 향했다. 하지만 창현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내 숙제 어떻게 됐어?" 창현이 으르렁거렸다.


민우는 떨리는 손으로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건넸다. 창현은 비웃으며 노트를 낚아챘다.


"역시 쓸모 있네, 너." 창현의 말에 주변 아이들이 키득거렸다.


점심시간, 민우는 혼자 교실 구석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이었지만, 입맛이 없었다.


그때 동철이 다가왔다. "야, 우리 돈 좀 빌려줘."


민우는 고개를 저었다. "없어..."


"뭐? 없다고?" 동철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그럼 네 도시락이라도 내놔."


민우는 망설였다. 그 순간 동철이 민우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말 안 들으면 방과 후에 보자고."


민우는 고개를 숙인 채 도시락을 건넸다. 동철은 승리자처럼 웃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교실 뒤편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소연이 안타까운 눈길로 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수업 종이 울렸다. 민우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게 재빨리 손등으로 닦아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견뎌내야 해.' 민우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유난히 높고 푸르렀다. 마치 민우의 고통을 모르는 듯, 세상은 평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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